테리 개인로그 - at home, but not there.
2023. 2. 14. 23:37

 

돌이킬 수 없는 걸음 ... 장화, 홍련 ost

 

 


글 : 휘님 CM (@Taruse_Tar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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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날은 지독히도 눈이 내리던 날이었다. 나흘 간의 마차여행은 지독히도 지겨웠고, 지겨워지려던 하늘은 무심하게도 마차가 이상 움직이지 못하게 만들었다. 말은, 자신은 반나절이나 걸어야 겨우 집에 도착할 있다는 뜻이었다. 흔한 일이죠, . 나는 어쩔 없다는 듯이 웃어 보이고는 단출한 짐들을 손에 들고 걸어가기 시작했다. 

 

사실상 손에 짐을 들고, 푹푹 꺼지는 끝없는 하얀색의 깨끗한 눈을 밟고 있노라면, 온갖 걱정거리들이 생각나기 마련이다. 가령, 마주치고 싶지 않은 현실과 현실의 결말을 생각하고 있자면 그것은 더더욱 상념을 만들기 마련이었다. 가장 비밀은, 아에르가 되었을 때부터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던 세테슈. 그것이 나의 결말이라는 것은 피할 없는 현실이자 사실이었다. 과연 진실을 알았을 가족은 나를 보듬어 있을까. 분명 단란하고 나를 믿어주는 가족이었건만 사실만큼은 입을 때려 애를 써도 나오지 않는 언어의 덩어리들. 나는 그저 주먹을 채로 그렇게 집에 도착했다. 

 

누군가가 나올 만도 하였는데 집은 죽은 듯이 조용했다. 이상한 일이었다. 졸업소식을 분명히 알았을 것이고, 이런 날씨에 집을 비울 가족이 아니었다. 적어도 내가 생각하는 가족들은 그랬다. 하얀 눈을 앞에서 털고는 마른 침을 삼키며 열쇠를 끼워 문을 열었다. 

 

 

 

 

 

 

2

집은 언제나 그렇듯 변한 것은 그다지 없었다. 거실과 이어져 있는 부엌, 그리고 개의 그러나 나의 방은 이미 창고가 되어버린지 오래었다. 10년의 세월은 결코 짧지 않음을 보여주었다. 나는 방문을 다시 닫아버리고는 아직 조금의 온기가 남아있는 집안의 향을 느끼며 부엌으로 걸어가 널브러진 옷가지와 식은 음식을 보였다. , 뮐러로 향한 건가. 길이 엇갈렸을 리는 없었다. 분명하게 편지에 명시되었으니 그러진 않을 거고. 어차피 남은 시간은 열흘이었다. 적어도 내일은 보이겠지. 나는 그리 생각하며 짐을 느긋하게 풀었고, 고요하고 익숙한 집을 느끼며 소파에 눕다시피 앉았다. 나는 눈이라도 조금 붙일 생각으로 그대로 눈을 감았다. 

 

밤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바깥에 조차도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았다. 인기척 이라고는 장작들이 벽난로에서 타는 소리, 그리고 나의 숨소리가 전부였다. , 오늘 밤은 아닌가. 내일이면 오겠지. 그저 기다리는 전부였으며 그렇게 3일을 같은 생각으로 보냈다. 

 

 

 

 

 

 

 

 

 

 

3

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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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

 

 

 

 

 

 

 

 

 

 

 

 

 

 

 

 

 

 

 

 

5

그렇게 까지 거리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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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7 . 

 

 

 

 

 

 

 

 

 

 

 

 

 

 

 

 

 

 

8

그렇게 내가 오는 것이 싫었던 걸까. 이틀 뒤면 떠나야하는 상황에서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설마, 모든 알고 있는 아니겠지. 그래서 내가 보기 싫은 아니겠지. 그런 생각들이 머리를 장악했다. 정말 모든 알고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나는 그저 민폐덩어리 였던 걸까. 그래서 10년의 세월을 그저 무색하게, 그러니까 이미 버린 아닐까. 거기까지 생각이 들자 머리가 지끈거렸다. 그래, 그러고 보면 10년간의 학교 생활에도 올라오지 않아도 괜찮다는 편지들이 생각났다. 그건 사실 핑계였던 건가. 불행의 퍼즐은 짜맞춰졌다. 그것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나에게 중요하지 않았다. 모든 일들이 끼워 맞춰지자 나는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사실 편은 아무도 없었을지도 모르지. 나는 쓰게 웃으며 한참을 손에 얼굴을 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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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9 . 이젠 기대도 한다. 왜냐하면 나를 지능적으로 버린 가족이었던사람들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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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10. 오늘이 마지막 날이었다. 나는 짐을 천천히 꾸리고, 예처럼 옷을 단정히 입고서는 바깥으로 나갔다. 눈은 언제 쌓였는지 다리를 뻗자 그대로 푹푹 발이 들어갔다. 편지라도 남길까 고민했지만 그건 쓸데 없는 짓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도움도 되지 않을 , 필요도 없고 찾지도 않을 상대들에게 그런 남기는 것이 되려 민폐일 있다는 생각을 했다. 마차가 멀지 않은 곳에 있었고, 나는 마차로 천천히 걸어갔다. 

 

침엽수 통나무로 만든 허름한 주택은 10년이나 지금이나 변화가 없었지만, 나는 그런 집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이젠 전부 버리고 가야만 했다. 그리고 결론을 내렸다. 

 

 

 

 

 

 

 

 

다시는 찾아오지 않을 곳이라고.